언론속의 강태진
섬유패션에서 출발… 공학기술과 산업역사 탐험 거부감 해소
다양한 학문과 공학기술 융합 중요성 및 미래
도전정신 강조
‘코리아 4.0 지금이다’로 화제의 중심에 선 저자 강태진 서울대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가 ‘문화(시대)의 얼굴’로 불리는 패션을 통해 우리 일상에 녹아든 공학의 사회사를 조명한
‘패션, 공학을 입다’(나녹)를 펴냈다.
이 책은 “공학은 우리와 너무도 가깝고 직접적인 것이
되었는데, 우리가 만지고 느낄 수도 있는데, 왜 공학은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또한 제목처럼 공학의 시작이자 공학의 최첨단이 될 ‘패션’을 키워드로 공학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사실 패션이 공학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말하고 있다.
40여 년 동안 공학도로 그
중 30여 년을 교수로 재직해온 공대 교수의 책이라고 해서 잔뜩 복잡한 계산과 어려운 용어 설명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섣부른 생각은 금물이다. 깜짝 놀랄만한 공학기술의 소개는 물론, 깊고 넓은 인문학적
지식과 최근 유행하는 대중문화까지 섭렵하여 쉽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공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공학기술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발전과 변혁, 나아가 미래까지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데 꼭 알아야
할 공학기술을 조망하고 있다.
1장에서는 공학의 기원을 신화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2장에서는
이러한 ‘따라하기’에서 출발한 공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산업혁명시대를 다루었다. 3장에서는 자동차산업의
생산방식과 마케팅 전략, 소비자에 부합하는 신소재의 개발, 나일론의 발명과 패션소재로의 전개과정, 고부가가치
신소재로서 나타난 산업효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4장에서는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기술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5장에서는 미래의 패션산업 중심에 있는 인간친화 웨어러블시스템과 패션테크놀로지를 설명했다.
이 시대 공학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처럼 우리 삶에 밀착되어 있다. 옷에서 출발한다면 공학과 산업의
역사는 물론 인간의 역사 전체까지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공학과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긴밀히
맞닿아 있는지를 알게 된다. 공학이 사회의 영향을 받고, 이런 공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바꾸고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공학 인문학’ 서적이자 ‘공학 사회학
서적’이며 ‘공학 교양서’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패션이 공학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학을 입고 있다는 것을 감각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도래할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역시 알게 될 것이다.
강태진 교수는 책 말미에 “이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폴라니(Karl Polanyi)처럼 과학기술문명의 불길한 미래를 예측하며 이 시대가 어서
끝나기를 바랄 것인가, 아니면 이러한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이것을 기회로 삼아 새롭게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라고 물으며 “다가오는 첨단기술시대에 불안을 느끼는 것은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뇌의 명령인지도
모른다”면서 “거대한 전환에 맞서려면 생물학적이고, 유전학적인 차원에서 요청되는 뇌의 명령을 거부하고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익혀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미래는 미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형성되어 있다”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때, 미지로 남겨진 미래는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준비는 국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몫으로 미래의 일을 미래에 준비할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의 오늘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진 교수는 이 책을 구상한지가 3년 전이라 했다. 지난 여름 집필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
책이 자신의 마지막 책이 될 것 같다고 속마음을 보여줬다. 당시 그 말을 들으며 책을 집필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며 또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지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2016년도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공학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섬유패션을 업으로 한다면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목말라하던 내면 속 도전의식에 다시 한 번 단비를 내리고 일찌감치 내년 계획을 세워보기를
추천해본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의 각자의 몫이지만 앞으로 제2의 강태진 교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더할 나위 없는 흥미를 심어줄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강태진 교수는 책 머리에 “나는 공학에는 실패란 말도 없지만, 완성이나 성공이라는 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공학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원고를 쓰는 일도 그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이 완벽할 리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라며, 그런 것은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이 책을 계기로 다양한 과학기술이 촉발할 미래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학문이 융합하여
사회를 통찰할 수 있는 공학인문서적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
강태진(姜泰晉)은 『코리아 4,0 지금이다』의 저자로 공학인문학의 기초를 세우고 그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섬유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197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수학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MACFIELD 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1984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공대학장을 역임했다. 학장 재임기간 동안 공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강화와 공학교육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글로벌공학교육센터(GECE)’를 세웠다.
과학기술적 통찰력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설립위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섬유공학회와 한국복합재료학회의 회장을 맡아 첨단 복합소재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지능형텍스타일시스템연구센터(ITRC)’와 패션신소재연구센터(FTC)’를 설립, 첨단 복합소재 분야를 의학,
예술분야 등과 융합하여 학문과 관련 산업의활성화에 정성을 쏟았다.
SCI 국제학술지에 190여
편 등 2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영국의 JOURNAL OF THE TEXTILE INSTITUTE,
미국의 TEXTILE RESEARCH JOURNAL의 편집위원, 매일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선도적인 국제 감각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한 학문·사회적 관심을 일깨우고 있다.
2015년 독일 아헨대학에서 세계적인 학자에게 주는 ‘카르만펠로십(KARMAN FELLOWSHIP)’을
수상했다. 저서에 『코리아 4,0 지금이다』(나녹, 2016)이 있다.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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